기존과 다른 스타일의 범죄 스릴러 영화
영화 감시자들은 범죄 스릴러 장르이다. 하지만 기존에 주류를 이루었던 범죄 영화들과는 다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무장하고 잠입하는 역할이 아니라 말 그대로 주요 인물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스릴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액션이나 볼만한 CG가 등장하지 않는다. 기존 영화에서의 화려한 주인공도 없다. 오히려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로 위장해 범인들을 감시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영화의 특수성 때문에 사실 화려한 장면들을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지루하다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심리적인 범죄 스릴러가 주는 긴장감은 영화 내내 가득하다.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않도록 아주 평범한 사람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뛰어난 범인은 그 사소한 변화를 눈치채고 도주한다.
마치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 나가듯, 영화는 아주 조금씩 이야기를 맞춰나간다. 기존 영화에서처럼 주인공이 모든 역할을 다 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이 영화의 특징이다. 기존의 영화들에서는 주인공이 히어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범인을 추정하고 조사하며 범인의 예측 경로를 추측하는 것 모두 주인공 혼자서 이루어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범인을 잡는 순간에도 주인공이 화려한 액션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다.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주어진 일에만 충실하며 팀원들이 모두 모여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다. 때문에 주인공이 자칫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모든 등장인물들이 캐릭터로써 실감 나게 살아있다는 특징이 있다.
매력적인 등장인물
감시팀의 팀장 역할을 맡은 황반장의 코드네임은 송골매다. 송골매는 팀원들을 각 자리에 세팅하고 움직임을 총괄하는 역할로 주변을 잘 살피고 항상 신중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팀원들과 있는 장소에서는 재미없는 농담을 자주 던지는 등 유쾌한 모습도 자주 보인다. 모든 팀원들의 성격과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 늘 적재적소에 인원을 배치한다. 또한 범죄가 일어난 장소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추리하는 능력이 상당한 인물이다.
감시팀의 신입 멤버 하윤주의 코드네임은 꽃돼지다. 본인은 꽃사슴으로 정했으나 동료들에 의해 꽃돼지로 결정 났다. 그녀는 매우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어서 스치듯이 지나쳤던 거의 모든 것들을 기억한다. 하지만 팀장 송골매는 그녀에게 더 많은 것들을 기억할 수 있다며 보다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그녀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고 실전 경험이 많지 않아서 순간적인 대처능력이 약한 편이다. 하지만 경험을 쌓을수록 빠르게 습득하여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는다.
범죄 설계자로 등장하는 정우석의 극 중 이름은 제임스이다. 항상 시계를 들고 다니면서 모든 순간을 초 단위로 계산해서 진행한다. 이런 그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완벽주의자인지를 잘 보여준다. 사전에 모든 것을 계획하여 범죄를 저지르고 건물의 옥상에서 늘 상황을 지켜보면서 지휘를 한다. 심지어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경찰의 마지막 작전까지도 눈치채는 등 그의 관찰 능력과 범죄자로서의 성향은 가히 천재적이다. 그의 몸에 새겨진 고문의 흔적들과 그의 스승과의 관계로 미루어봤을 때 숨겨진 이야기가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영화에서 다 담기지는 않았다. 후속 편으로 그의 이야기를 풀어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영화 감시자들 줄거리
경찰에는 범죄 조직과 특정 인물들에 대한 감시 임무를 진행하는 감시반이 있다. 황반장은 감시반의 팀장인데, 기억력이 뛰어난 멤버를 영입하기 위해 찾고 있던 중 하윤주를 마음에 들어 한다. 영화는 황반장이 하윤주를 테스트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윤주는 자신이 본 모든 것들을 기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황반장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것일 뿐, 너는 더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다고 말하며 그녀에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음을 이야기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감시반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는 범죄 조직이 발생한다. 감시를 단 3분 만에 뚫고 완벽한 범죄를 저지른 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 경찰은 매번 뒷북을 치지만 늘 지문이나 증거를 찾을 수가 없다. 이로 인해 감시팀에는 비상이 선포되고 모두가 이 범죄 조직을 쫓는 것에 열중한다.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인 제임스는 일명 그림자로 불린다. 그는 늘 시계를 들고 다니면서 모든 범죄를 초 단위로 계산하고 계획한다. 때문에 여태껏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붙잡히지 않았으며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숨겨진 비밀은 있다. 그를 가르쳤던 스승이라는 자는 적어도 좋은 스승은 아니었던듯하다. 제임스의 등에 새겨진 고문의 흔적들이 이를 뒷받침해주는 증거다.
감시팀은 위험 속에서 끊임없이 제임스를 쫓지만 쉽지 않다. 그러던 중에 제임스의 부하 중 한 명이 편의점에서 카드로 결제를 하면서 꼬리가 잡히기 시작한다. 감시팀은 그를 쫓아가 사는 곳을 확인하지만,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서 기다린다. 제임스는 더 이상 범죄에 가담하지 않고 한국을 떠나겠다고 스승에게 말하지만 스승은 그를 협박하여 일 한 가지를 더 해줄 것을 요구한다. 제임스는 이번이 정말 마지막 일이라고 말하며 범죄를 준비한다.
경찰들이 자신의 꼬리를 밟았음을 모르는 제임스는 부하들에게 지시를 하고, 부하 여섯 명은 범죄 당일 해당 장소로 이동한다. 하지만 경찰들의 무전을 도청하던 제임스는 침투 직전의 순간에 부하들에게 작전을 취소하고 도주할 것을 명령한다. 경찰들이 발 빠르게 그들을 추적하지만 제임스는 그런 경찰들의 포위망을 잘 빠져나가는데 이를 막기 위해 코드네임 다람쥐가 그를 막아선다. 하지만 다람쥐가 경찰임을 눈치챈 제임스는 빠르게 그를 죽이고 도주한다.
감시팀은 팀원을 잃었는 슬픔에 한 동안 피폐한 생활을 보내지만 다시 제임스의 뒤를 잡는 데 성공한다. 그를 쫓는 하윤주를 인질로 잡아서까지 도주를 시도하지만 결국 팀장인 황반장의 총에 맞으면서 사망하면서 영화 감시자들의 결말에 이른다.
후기
조금 색다른 범죄 스릴러 영화였던 감시자들은 각각의 등장인물이 너무 튀지 않으면서 개성을 충분히 발휘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단점은, 악역으로 나왔던 제임스가 너무 천재적이고 멋있게 나온 것이 문제였다. 악역이 너무 멋있으니 범죄를 저질러도 멋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실제로 제임스의 등에 새겨진 오래된 상처들을 보는 순간 그의 나쁜 짓에도 이유가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면서 악역의 편을 들게 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아쉬웠던 점은, 제임스가 천재적인 범죄자로 성장하게 된 이야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악역을 이렇게 훌륭한 캐릭터로 등장시켰으면, 그에 상응하는 스토리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많은 독자들이 이 점에서 아쉬워했다고 한다. 나 역시도 그렇다.
영화 마지막 장면은 팀원을 잃었던 감시팀이 슬픔을 극복하고 또다시 범죄자를 잡는 일상으로 돌아왔음을 보여주면서 끝이 난다. 실수가 많았던 신입 하윤주는 어느새 훌륭하게 성장을 했고, 충분히 제 몫을 해내는 모습에 뿌듯했다. 나약한 캐릭터의 성장 모습을 지켜본 팬 같은 심정이었다.
중간에 코드네임 다람쥐가 너무 일찍 죽었던 장면도 아쉬웠다. 멤버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었는데 너무 쉽게 죽임을 당하는 부분이 이해되지 않았고, 유쾌한 캐릭터가 사라졌음에 대한 소실 감도 있었다. 치명상을 입더라도 살아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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