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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검은 사제들, 한국판 엑소시스트 호러 영화

by 영화보는 윤 2022. 2. 12.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엑소시스트 영화

귀신을 다룬 호러 영화는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흔한 소재이다. 하지만 귀신을 퇴치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는데 서양 쪽에서는 천주교의 사제들이 구마 의식을 함으로써 인간의 몸에 들어간 귀신이나 악마들을 쫓아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반면에 동양에서는 비슷한 느낌이지만 사제들이 아닌 무당, 주술사 등이 귀신을 퇴치한다. 때문에 한국에서 개봉하는 대부분의 귀신 영화에는 무당이 등장하는 편인데 2015년에 개봉한 검은 사제들은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사제들의 퇴마 내용을 주된 줄거리로 삼고 있다. 

 

영화의 평점은 높지 않다. 그만큼 기존에 흥행했던 서양권 오컬트 영화들과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다는 점은 아쉽지만, 한국에서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스타일이라 위험성은 있었으나 여자 관객들의 로망인 강동원을 캐스팅에 넣으면서 영화는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역시나 강동원은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모델보다 멋있는 비주얼로 사제복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많은 관객들에게 공포가 아닌 로맨스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200만 명 정도였으나 낮은 평점에도 불구하고 544만 명이라는 관객을 이끌어낸다.

 

또 한 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당시 아역으로 나왔던 박소담의 연기력이었는데, 영화 전체를 통틀어서 그녀의 귀신 들린 연기가 가장 무섭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력은 훌륭했다. 뻔한 스토리임에도 그녀의 연기가 너무 무서워서 장면을 똑바로 응시할 수 없었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외국에서도 흔한 스토리로 좋은 평을 받지 못했지만, 새로운 스타일의 엑소시스트 영화에 도전하고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스타일의 호러 영화들이 시도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검은 사제들의 내용 흐름

바티칸의 교황청에는 구마 의식을 담당하는 비공식적인 조직이 있다. 조직의 이름은 장미 십자회. 그들은 한국에서 '12 형상'이라 불리는 아주 강력한 악령이 발견되었음을 알리며 사제들을 한국으로 파견한다. 다행히 악령을 사람이 아닌 새끼 돼지의 몸에 가두는 데 성공하지만, 차로 이동 중에 영신이라는 소녀를 치게 되면서 새끼 돼지에 갇혀있던 악령은 영신의 몸에 들어가게 된다. 악령은 보통 강한 남성의 육체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엑소시즘에서 힘들 잃었던 악령은 급한 대로 가장 가까운 신체인 영신에게 빙의하게 된다. 

 

상황을 파악한 장미 십자 회의 정 신부는 영신의 구마 의식을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샌가부터 정 신부는 악령에게 영향을 받기 시작하고 결국 쓰러지게 된다. 그런 이유로 그의 제자인 김 신부가 악령을 퇴치하고 영신을 구하기 위해 나서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카톡릭 교단에서는 구마 의식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어떠한 지원도 해주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찾던 중에 신학교에 재학 중인 최준호를 소개받게 된다.

 

그 이후, 정 신부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에게서 부마자의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십자가나 성모 마리아 상을 멀리하고 몸에서 썩은 냄새가 나며, 끝이 없는 식욕은 일반적인 빙의 증상 중 하나다. 두 사람은 조금 더 서둘러 퇴마 의식을 준비한다. 

 

김 신부와 최 부제는 영화 내내 충돌하는 성향을 보인다. 둘은 우여곡절 끝에 영신의 구마 의식을 시작한다. 이번에도 악령이 돼지에게 빙의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악령은 똑똑하여 잘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악령과의 험난한 싸움 끝에 영신은 머리가 둘 달린 뱀 모양의 악령을 토해내고, 최 부제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최 부제의 눈에 악령에 씌어 영신을 죽이려고 하는 김 신부의 모습이 들어오고 최 부제는 이 것이 본인의 환영이라는 것을 모른 채 김 신부를 공격하면서 싸움은 악령에게 유리하게 흘러간다. 

 

결국 악령은 최 부제의 심리를 공격하기 시작하고, 이를 견디지 못한 그는 김 신부를 버리고 현장에서 도망가다가 자신의 어린 시절 속 여동생의 환영을 보고 다시 발걸음을 돌려 현장으로 돌아간다. 그동안 김 신부는 최 부제를 악령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보조로써의 역할만 시켰는데, 이번 일로 최 부제의 존재가 악령에게 들켜버리면서 소용이 없게 된다. 두 사람은 엑소시즘을 계속하지만 피투성이가 된 영신을 본 그녀의 부모들은 경찰에 신고를 하는 등 구마 의식을 중단하고자 한다. 

 

결국 두 사람은 엑소시즘에 성공하면서 검은 사제들 영화는 끝이 난다.

 

 

이야기의 결말

사실 이 호러 영화의 마지막 장면으로 인해 결말에 대한 관객들의 판단이 두 가지로 나뉜다. 마지막 장면에서 최 부제는 미소를 지으면서 걸어가는데, 이 장면을 두고 사람들의 판단이 갈리는 것. 첫 번째로는 그들이 엑소시즘에 성공했기 때문에 뿌듯한 마음에 미소를 짓는 해피엔딩이라는 의견과, 두 번째로는 엑소시스트 영화 답게, 악령이 실제로 퇴치된 것이 아니라 최 부제의 몸으로 빙의된 것이라서 악령이 미소를 짓는 것이라는 의견이 그것이다. 

 

논란이 거세게 일자, 감독은 이것이 첫 번째 의견과 일치한다고 직접 밝혔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의 미소는 대본에는 없었지만 극 중에서 배우가 애드리브로 넣었던 장면이라고 한다. 최 부제가 구마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자신을 눌러왔던 나쁜 기억들로부터 벗어나게 되었음을 표현한 미소라고 한다. 특히 앞으로 보조 사제가 아닌 정식 구마 사제로써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담긴 미소라는 점도 밝혔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감상

검은 사제들은 조금은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이끌어간 영화였다. 실제로 강동원은 강원도의 한 신부와 함께 지내면서 사제로서의 삶을 배우는 과정을 거쳤으며 극 중에서 라틴어를 말하는 부분을 보다 실감 나게 연기하기 위해 수천 번 반복해서 듣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공포 영화이고 무섭다는 평가가 많아서 볼지 말지를 한참 고민했는데 강동원이 너무 멋있게 나온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보게 되었었다. 확실히 강동원은 멋있었고, 예상보다 더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바로 영화 중에서 40분 동안 악령에게 빙의된 소녀 역할로 연기를 했던 박소담이었다. 이 영화를 개봉할 당시만 하더라도 그녀는 유명하지 않은 배우였고, 사람들은 그녀의 연기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머리카락을 아주 짧게 깎는 장면까지도 실제로 연기를 했을 정도로 그녀의 열정은 놀라웠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녀의 실제 같은 연기가 가장 무서웠고, 꿈에 나올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엑소시스트라는 소제가 한국에서는 유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여 흥행을 이끌어낸 감독의 도전 정신에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나아가 앞으로 더 재미있고 새로운 영화들을 만들어 주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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