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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반도, 파괴된 대한민국을 그린 좀비 영화

by 영화보는 윤 2022. 2. 10.

영화 부산행의 4년 뒤 모습을 그리다.

영화 반도는 2020년 7월 개봉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2016년에 개봉했던 영화 '부산행'의 4년 뒤 모습을 그린 후속작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부산행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독자적인 영화로, 내용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작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영화 부산행과 같은 좀비 영화의 세계관을 가지고 가기 때문이다. 

 

영화 부산행에서 좀비들이 부산을 제외한 대한민국 전역을 뒤덮었다. 그때부터 좀비를 몰아냈으면 좋았을 테지만 당시 좀비들의 전투력이나 공격력을 감안했을 때, 안전한 나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 시간들을 지나 4년 뒤에 대한민국은 완전히 좀비들로 뒤덮이고, 사람이 살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는 설정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만큼 분위기는 어둡고, 침울하다. 만약에 이런 상황 속에서 내가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빨리 좀비로 변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좀비들은 강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미래는 어둡다. 희망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꿈과 같은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머릿속에 남는다. 

 

이야기 미리 보기

대한민국에 처음 좀비 바이러스가 퍼졌던 4년 전, 갑작스러운 재난에 국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여러 방면을 통해 피난을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탈출 방법이 바로 선박을 이용하여 한국에서 탈출하는 일이었다. 당시 군인이었던 정석은 누나와 누나의 가족들을 데리고 급하게 피난선으로 향하는데, 가는 길에 심하게 부상을 입은 남자와 그녀의 아내인 민정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어린 딸도 데리고 있었지만 정석은 다급한 상황에서 그들까지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하여 버리고 간다. 

 

다행스럽게도 피난선에 탑승하여 안심하는 찰나, 선박 내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한다. 좁은 선실에서 좀비들이 발생하면서 지옥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어린 조카가 이를 피하지 못하고 감염되고 만다. 그렇게 조카와 누나를 잃은 채, 정석과 매형은 살아남아 홍콩에서 삶을 이어간다. 하지만 국가를 잃은 난민으로써의 삶은 아주 삭막하기만 하다.

 

대한민국은 나라로써의 기능을 상실하고 그저 반도라고 불리게 된다. 반도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한 범죄조직의 회장은 정석과 그의 매형에게 일종의 거래를 제안한다. 반도에는 고액의 달러화가 가득한 트럭이 있는데, 이를 구해서 항구로 가져오기만 하면 그 금액의 절반을 주겠다는 조건이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의견으로 잠시 의견 충돌을 벌이지만 결국 반도로 향하기로 한다. 

 

좀비만이 가득한 반도에서 겨우 트럭을 찾아내지만, 그만 실수로 자동차 경적을 울린다. 좀비들은 소리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경적이 울리는 순간 주변에 있던 모든 좀비들이 몰려들고, 일행은 트럭을 타고 도주하지만 악당 일행에 의해 트럭을 뺏기고 매형인 철민은 트럭 화물칸에 숨어 악당들의 본거지로 이동하게 된다. 정석은 좀비에게 쫓기다가 어린 자매에 의해 구조되는데, 이 자매의 실력들이 제법이다. 자매는 그를 자신들의 집으로 데려가는데 거기에서 그는 한 여자를 만난다. 4년 전, 대한민국에서 탈출을 할 때 자신이 도와주지 않고 버렸던 민정이다. 그때 정석이 매몰차게 버렸던 두 어린 여자아이가 그를 구해준 셈이다. 정석은 민정에게 자신이 왜 반도에 돌아왔는지를 설명한다. 민정은 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두 딸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정석과 함께하기로 결심한다. 

 

동시에 철민은 트럭 화물칸에 숨어있다 들키게 된다. 악당들은 이렇게 잡아온 사람들을 일종의 장난감으로 사용한다. 좀비와 함께 풀어놓고 사냥당하거나 사냥하는 모습을 관전하는 것이다. 철민은 영문도 모른 채 좀비와의 사투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장난감으로 전락한다. 악당들 역시 처음에는 착한 사람들이었으나 지옥 같은 현실에 버려졌음을 깨닫고 타락한 인간들로 나온다. 그러던 중 트럭에서 무전기를 발견하면서 현금 트럭을 가지고 항구로 가면 이 땅을 떠나 해외로 도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몰래 탈출하려다 주인공들에게 제압당하고, 정석은 매형을 구하려 하지만 결국 매형은 죽게 된다. 이후로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항구를 향해 탈출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악당들은 그들을 죽이기 위해 쫓고, 민정은 탈출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게 된다. 

 

탈출할 수 없을 것 같은 장면들이 이어지지만, 결국 아이들과 두 사람은 탈출에 성공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 속 등장 인물

이 영화에는 강동원과 이정현이 주인공으로 열연한다. 강동원은 그 잘생긴 외모와 모델 같은 신체 비율로 인간이 아닌 마네킹이라는 의견이 있을 정도인데, 역시나 이 영화에서도 그림 같은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그의 연기력은 원래도 뛰어난 편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액션이나 총기를 다루는 신들도 너무 멋있어서 몇 번이나 돌려봤을 정도다. 

 

여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이정현은 한국이나 중국에서 가수로 더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어린 나이에 연기자로 데뷔했던 경력이 있다. 최근에도 다양한 영화에서 멋진 연기들을 선보였는데 반도에서는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여전사와 같은 이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그동안 이 멋진 모습들을 왜 숨기고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액션 연기는 화려했고 멋있었다. 

 

특히나 할아버지 역할을 맡은 권해효의 연기는 최고였다. 정말 현실로 튀어나올 것만 같은 실감 나는 연기를 선보였고 이정현의 딸로 나오는 두 아역배우도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아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느낌이다. 

 

또한 악역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 역시,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악인 연기를 잘했는데 실제로는 부드러운 외모임을 감안했을 때 연기에 얼마나 몰입했는지, 그리고 관객들의 감정을 몰입시켰는지 잘 알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은 두 악역 배우의 얼굴도 보기 싫을 정도였으니 정말 캐릭터를 잘 살려냈다.

 

이런 배우들을 캐스팅했던 감독에게 박수를 주고 싶다.

 

 

개인적 견해

반도 역시 좀비를 주제로 한 호러 스릴러 영화이다. 하지만 앞서 제작되었던 부산행과 다른 점이 확연히 있다. 바로 좀비가 중심이 되는 영화가 아니라 좀비로 인해 지옥과 같은 현실이 벌어졌을 때, 사람이 제일 무서운 존재다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좀비는 무섭지만 사람이 더 무섭다. 영화 내내 그 이야기를 구구절절 풀어내고 있다. 

 

또한 아무리 희망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라도 반드시 살아날 구멍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 과정이 너무 암울하다. 영화라서 재미있지만 현실이라면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우울한 상황임에도 여전히 아이들은 자란다. 그 모습이 슬프면서도 희망적이었다. 

 

사실 좀비 영화를 기대하고 봤던 관객들 중에는 이에 실망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영화 평점도 낮은 편이고, 관객들의 후기 역시 다양하게 나뉘었다. 재미있게 봤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정말 실망이었다는 후기도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좀비 영화와 그 맥락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충분히 재미있었다. 오히려 부산 행보다 반도가 더 재미있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앞으로도 이런 연속된 시리즈들이 계속 제작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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