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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Don't look up, 새로운 스타일의 재난 영화

by 영화보는 윤 2022. 2. 10.

기존의 재난 영화의 틀을 깬 영화

1998년에 개봉했던 아마겟돈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는 바로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혜성을 파괴하여 인류를 살리는 내용으로 재난 영화의 조상으로 불린다. 이번에 돈 룩 업 역시 이러한 재난영화라 생각하고 관람을 했더랬다. 아마도 아마겟돈과 비슷한 전개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상을 하며 시청했는데, 처음부터 뭔가 평범하지 않았다. 

 

Don't look up은 등장인물의 스타일이나 행동도 우리가 흔히 알던 재난영화의 느낌과 완전히 다르고, 영화의 전개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달라서 관객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지나치게 현실성이 높아서 더 낯선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라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결국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방면에 이 영화는 그냥 지독히 이기적인 사업가와 정치인들을 그려 넣어 '절대로 이런 일이 생겨선 안된다.'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 영화였는데, 신기하게도 결말이 오히려 속 시원했다. 

 

관객이 재난 영화를 보면서 기대하는 모든 것들을 날려버린 이 영화는 실제로도 평점이 매우 좋다. 기존 영화들의 한결같은 스토리가 지루했다면, 블랙코미디 요소가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이 영화를 추천해본다. 참고로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 

 

Don't look up 줄거리

천문학을 연구하는 민디 박사와 그의 제자인 케이트는 우연하게 한 혜성을 발견하게 된다. 태양계를 돌고 있는 이 혜성을 연구하던 민디 박사는 이 행성이 향하는 방향이 지구이며, 6개월 정도 후에는 지구와 충돌해 모든 인간과 생명종을 멸종할 것임을 알게 된다. 

 

멸망을 막기 위해 대통령을 만나게 된 두 사람은 곧 당황스러운 현실에 마주하게 된다. 대통령은 지구의 멸망이나 혜성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다음 선거에서 이길 생각만 하고 있을 뿐이다. 민디 박사와 케이트는 최선을 다해 이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설득하지만 대통령과 그녀의 아들인 비서실장은 선거 기간 내에 문제가 터지면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으니 일단 조용히 지켜보자고 이야기한다. 이를 들은 두 사람은 어이없는 상황에 화를 낸다. 

 

결국 지인의 도움을 받아서 언론에 공개하기로 한 두 사람. 하지만 해당 TV쇼는 진지한 목적으로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모든 것을 가볍게, 그리고 웃기게 풍자하면서 넘겨버리는 프로그램에서 케이트는 결국 분노하게 되고, 6개월 후에는 모두 죽는다고 말하며 뛰쳐나간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 상황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걱정을 하기보다는 당장에 방송에 나와 마녀처럼 소리를 지르던 케이트의 얼굴을 캡처하여 유흥거리로 삼는 일들이 더 많았다. 상황은 심각한데, 전혀 심각하지 않은 느낌이다. 그들을 외면했던 대통령은, 이런저런 이유로 선거에서 불리해지자 갑작스럽게 그들을 불러 해당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고 지구를 구하는 멋있는 장면을 연출하여 선거에서 유리하게 이용하고자 한다. 

 

두 사람은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일단은 지구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국가에 협력하게 되고, 그 가운데 민디 박사는 TV쇼에서 진행을 맡았던 브리와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집에 와이프와 아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치 뒷일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정부는 곧 혜성을 파괴할 방법을 강구하고, 이를 위해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막상 로켓을 발사하고 나자, 갑작스럽게 대통령은 발사된 로켓에 회수 명령을 내린다. 하여 임무는 시작과 동시에 중지되고 많은 이들은 이에 의문을 품는다. 이때 나타난 사람이 배시라고 불리는 전자 기업의 CEO인데 그의 말에 의하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는 해당 혜성은 지구에서 더 이상 구하기 힘든 희귀한 광물들로 이루어져 있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 이야기한다. 대통령은 이 사람의 말에 휘둘려 급하게 작전을 취소했던 것이다. 

 

어떻게든 지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배시와 대통령은 선거에 이기고 광물을 차지할 생각에 가득 차 있다. 배시는 행성을 일정 규격으로 파괴하여 희귀 광물들을 안전하게 지구로 도착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고, 마치 그대로 이루어질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계획이 시행되는 당일, 배시와 정부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혜성은 지구를 향해 그대로 돌진한다. 민디와 케이트는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조용하게 죽음을 받아들이지만, 정작 대통령과 배시의 CEO를 포함하여 2000명은 우주선을 타고 도망을 간다. 

 

에베레스트 산 크기의 혜성은 그대로 태평양으로 떨어졌고, 엄청난 위력과 함께 지구를 뒤덮는다. 사람들은 본인들이 죽는다는 사실도 인지하기 전에 죽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디와 케이트의 집도 순식간에 불에 휩싸여 사라지고 백악관에도 충격은 고스란히 전달된다. 대통령은 우주로 도망가면서 자신의 아들을 깜빡 잊고 백악관에 두고 출발했다. 덕분에 아들 역시 죽을 위기였는데,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혼자서 살아남았음을 보여준다. 

 

우주선을 타고 탈출한 2000명은, 약 2만 년이 지난 후 지구와 비슷한 기후의 행성에 도착하여 눈을 뜬다. 냉동인간 상태로 오래 보관되다 보니 살아남지 못하고 실패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충분히 아름다운 두 번째 지구에서 앞으로 살아나갈 행복한 꿈을 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대통령은 행성의 괴생명체에게 공격당하고, 남아있는 사람들도 그들의 먹이가 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난다. 

 

 

후기

Don't look up은 진짜로 새로운 개념의 재난 영화다. 결국 지구가 멸망하는 결말이라니, 이런 내용으로 전개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현실과 똑같은 정치인들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면서 지켜봤으나, 그래도 결말은 해피엔딩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사실 멸망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섭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모든 일은 순식간에 벌어질 테고, 죽음 뒤에 우리는 아무것도 모를 테니 말이다. 

 

나이를 먹어 후덕해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보는 재미도 솔솔 했고, 제니퍼 로렌스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블랙 코미디로 풀어나가는 장면이 많아서 진지한 영화를 원한다면 추천하지 않지만, 색다른 전개로 달려가는 재난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과는 잘 맞는 영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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