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를 미리 예견한 바이러스 영화
영화 컨테이젼은 2011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이다. 코로나보다 무려 9년 앞서 개봉된 영화인데, 그 내용과 상황이 마치 현실을 예견한 듯 닮아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영화이다. 때문에 코로나 이후에 넷플릭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재관람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현실과 영화는 단순히 최악의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것만 닮은 게 아니다. 첫 번째로 영화에서는 바이러스의 근원이 박쥐로부터 시작된다는 설정이었는데, COVID-19 역시 마찬가지로 중국 우한 지역의 박쥐로부터 시작되었다. 즉 영화는 단순히 작가와 감독의 상상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가장 그럴싸한 원인을 영화의 주제로 만들었다는 점을 추론해볼 수 있다. 실제로 사스와 메르스 바이러스 역시 박쥐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영화를 보는 내내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영화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역시도 지금 현실에서 일상처럼 사용하고 있는 표현이다. 국민들 차원에서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밀접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니, 이 역시도 놀랍도록 사실과 동일하여 소름 끼치는 장면이다.
또한 일련의 폭동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국민들에게 완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 역시 현실과 닮아있다. 사람들의 모습 역시도 현실과 영화에서 매우 닮아있는데, 약품을 선점하기 위해 약국을 공격하고 폭동을 일으키거나,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모습도 COVID-19 초기에 중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던 양상이었다.
증상 역시도 비슷한데, 두 바이러스 모두 잠복기를 가지고 있고, 초기에 발열과 기침 증상을 동반한다. 물론 영화에서는 보다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현실보다 치사율이 높다는 설정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영화의 내용
바이러스 영화 컨테이젼은 베스가 홍콩에 다녀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출장 내내 여러 사람들과 접촉을 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홍콩이나 런던, 도쿄 등에서 사람들이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쓰러지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증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인데, 감염자들은 자신이 감염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버스며 마트, 회사 등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
베스의 어린 아들 역시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 감기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지만 단순한 감기로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날 베스는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더니 결국 쓰러져서 발작을 일으킨다. 쓰러진 그녀는 입에 거품까지 물고 매우 위태로워 보이는데 바로 영화의 MEV-1 바이러스의 감염 증상 중 하나로 응급실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하고 만다.
의료진이 손 쓸 시간도 없이 아내가 죽어버리자 남편은 화를 내거나 슬퍼하기보다는 당황스럽다. 현실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부정의 심리상태이다. 하지만 그가 채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이번에는 아들이 아내와 동일한 증상으로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아내, 아들과 함께 지냈던 아빠 엠호프는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내성이나 항체가 있을 수도 있지만 CDC에서는 혹시 모를 염려에 그를 격리시킨다.
전 세계에서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사망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CDC에서는 호흡을 통한 전염일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현실성 없는 전염병에 대한 걱정보다는 당장 아이들 돌봄에 대한 걱정을 하는 모습은 현실과 매우 닮아있다.
영화에서 CDC는 다방면으로 조사를 이어간다. 엠호프의 동선에 대한 조사부터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및 테러에 대한 의심까지 여러 가지 원인을 두고 조사를 하면서 해당 바이러스가 박쥐와 돼지의 병균이 결합되어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로 인해 변이 속도가 매우 빠르며 치사율이 20퍼센트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다. 당연하게도 백신과 치료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현실에서의 COVID-19 초기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
바이러스가 강력하여 숙주를 죽여버리는 수준이라 바이러스 배양과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DC는 갖은 노력으로 방법을 찾아낸다. 그 와중에서도 돈을 벌기 위해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역시도 현실과 비슷해서 웃음이 날 지경이다.
감염자는 폭증하고 의료 시스템은 점점 마비되기 시작한다. 현지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미어스 박사에게도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녀는 몸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일을 책임지고 끝까지 해나간다. 그러다 납치를 당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녀는 현지 병원에 수감된다. 그녀의 상사가 어떻게든 그녀를 데려오고자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기자 앨런은 말도 안 되는 정보를 퍼트리며 사람들을 선동하고, 선동된 사람들은 CDC를 향해 비난을 퍼붓고 항의를 시작한다. 이후에도 앨런은 인터뷰를 통해 CDC와 WHO가 일련의 목적을 가지고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며 개나리가 치료에 효과가 있지만 이를 숨기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는 사이에도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를 일으키고 전파력이 점점 강해지는데, 안타깝게도 백신 실험은 계속 실패를 거듭한다.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식량이 부족해지며 폭동이 일어난다. 그리고 헥스텔 박사에 의해 백신이 개발되면서 바이러스 영화는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작품을 보고 난 후 느낀 점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2012년이었다. 그때에도 여러 감염병들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영화와 같이 전염력과 치사율이 동시에 높은 바이러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들은 그 전파력이 낮았고, 변이를 거치면서 전파력이 높아지면 다행스럽게도 치사율이 낮아졌다. 그것이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방식이자 변이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했다. 숙주가 죽어버리면 바이러스도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전파력을 높이고 더 많은 숙주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에서의 장면들이 스릴감 넘치기는 해도 현실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단순히 재미를 위해 만든 재난 영화 정도로 생각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COVID-19를 경험하고 난 뒤 다시 본 컨테이젼은, 놀랍도록 현실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상황들을 미리 예지 했을까, 싶을 정도로 영화가 그려내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폭동, 생필품 사재기, 사기, 언론 플레이 등은 현실과 닮아있었다. 감독이 천재이거나, 혹은 미래에 다녀온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우리는 여전히 COVID-19 시대에 살고 있다. 몇 번의 변이를 거쳐 오미크론 단계에 도달하면서 바이러스는 초기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전파력을 갖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도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곳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많은 감염자들이 생기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미리 식료품을 사둬야 할까 고민이 된다.
현실과 닮아있어서 더 무섭고 재미있었던 바이러스 영화 컨테이젼, 꼭 한번 관람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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