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줄거리
어느 늦은 밤, 지하철 옥수역에 도착한 한 남자는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는 여자를 보게 된다. 남자가 보는 여자의 모습은 처음에는 술에 취한 것 같았는데 보면 볼수록 기이한 춤을 추는 듯했다.그녀의 움직임은 점점 더 과격해지고 기둥에 머리를 박고 피가 나는데도 멈추지 않고 이상한 행동을 계속했다. 남자는 여자의 기이한 행동은 사진으로 찍어 장난 삼아 인터넷에 올린다. 하지만 그 사진을 본 누군가가 무서운 내용의 댓글을 단다. 댓글의 내용은 어떤 피묻은 손이 여자의 머리카락을 잡고 선로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는데 일반 사람들 눈에는 그 손이 보이지 않아 마치 여자가 혼자서 기이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마침 남자 앞쪽의 스크린 도어가 열리고 무슨 일인지 궁금했던 남자는 열린 스크린 도어에 고개를 내밀어 선로를 살펴본다. 그러자 갑자기 스크린 도어가 빠르게 닫히면서 남자의 머리는 그대로 으깨진다. 다소 무서운 장면에서 시작한 영화는 곧 분위기를 바꿔 언론사에서 상사에게 혼나고 있는 여자 주인공 나영을 보여준다. 상사는 그녀에게 광고가 붙을만한 기사 거리를 찾아오라고 윽박지르고 그녀는 친한 친구인 우원을 찾아간다. 우원은 옥수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영의 친구이다. 나영은 우원에게 무언가 기삿거리가 될 만한 이야기를 물어보고 우원은 간밤에 역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당시 죽은 남자를 말리기 위해 그를 따라갔던 우원은 어린 아이를 보게 되고 아이는 이내 사라졌다면서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으로 주인공들에게는 기이한 일이 계속 벌어진다. 1211, 0329와 같은 이상한 숫자를 보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누군가 이 네 자리 숫자를 소리내어 말하는 순간 온몸에 손톱자국이 나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나영은 옥수역 사망 사건이라는 내용으로 기사를 송출하고 기사는 대박을 터트린다. 그 후로 취재를 이어가던 나영은 이에 대해 취재를 계속 하며 옥수역에 숨겨진 우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숨겨진 비밀을 밝히러 우물을 파헤치던 와중에 아이들의 귀신을 만나게 되고 아이들이 이곳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음을 알게 된다. 숫자는 바로 아이들이 보육원에 들어온 날짜였던 것이다. 보육원 원장은 아주 나쁜 사람으로 돈을 받고 아이들을 팔아 장기 매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증거를 없애기 위해 아이들을 우물에 가둔 채 생매장했던 것이다. 이로써 슬픈 이야기가 밝혀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된다.
2. 웹툰 원작
사실 ‘옥수역 귀신’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실제 옥수역에서 벌어진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웹툰으로 각색되었으며 영화와 웹툰은 실질적으로 내용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영화가 조금 더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한민국에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제작되고 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을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성공했고 넷플릭스 등의 OTT 매체에서도 웹툰을 활용한 컨텐츠들을 활발히 제작하고 있는데 그 한 예가 바로 옥수역 귀신이다. 오히려 웹툰보다 더 잘 만들어졌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와 시원한 전개는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지만 안타깝게도 공포 영화 치고는 크게 무섭지 않다는 면에서 악평을 받기도 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웹툰 원작의 한국 작품으로는 스위트 홈, 경이로운 소문, 김비서가 왜그럴까, 쌍갑포차, 싸우자 귀신아, 좋아하면 울리는, 이태원 클라쓰, 미생, 킹덤, 타인은 지옥이다, 정신병도에도 아침이 와요, 선산 등의 작품이 있다.
3. 감상평
영화는 시작부터 매우 기이한 장면으로 관객의 시선을 끈다. 나의 경우 이미 웹툰을 통해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각적으로 펼쳐낸 장면들은 마치 완전히 다른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기존의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귀신이 튀어나와 순간적으로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조금씩 숨을 막히게 만드는 긴장감이 높은 영화였다. 이러한 방식 때문에 오히려 관객들 사이에서는 서로 다른 평가가 이어졌는데 나에게는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였다. 게다가 과거 못살던 시절의 역사를 매칭하여 고아원에서 원통하게 장기매매를 당했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밝혀지면서 단순히 공포뿐만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영화였다. 우리가 사회에 관심을 갖지 않는 한 여전히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나쁜 짓을 벌이는 사람들은 존재할 것이다. 내 인생을 살아가기에도 바쁜 현대 사회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이 사회적 존재임을 감안할 때 나 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만든다. 또한 이 영화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한국식의 빠른 전개와 긴장감을 자아내는 음향에 일본 특유의 신앙적인 요소들이 더해지면서 플러스 적인 요인을 잘 만들어냈다. 특히 일본에서 공포영화로 유명한 ‘링’의 감독이 이 작품에 함께 참여하면서 그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또한 영화 자체가 ‘옥수역’이라는 익숙한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현실에서 정말 일어났던 이야기인양 느껴지는 것이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 실제로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는 30년째 22번의 사망 사건이 발생한 옥수역이라는 설명이 등장하는데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마치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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