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이 영화는 1973년에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무려 50년이나 된 작품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까마득한 과거에 만들어진 영화가 최근 들어서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아마도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의미가 현대 시대에 이르기까지 충분히 교훈적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지구에는 수 많은 생명체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지만 인간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행성의 주인 행세를 한다. 수 많은 동물들을 별것 아닌 이유로 학살하기도 하고 문명의 개발이라는 이유로 자연환경을 파괴하기도 한다.
최근 한국에서는 개고기 금지 법안이 힘겹게 통과되었는데 그마저도 여전히 수 많은 반대 의견에 부딫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수 많은 곰들이 인간을 위해 잔인하게 착취당하기도 하고 극지방에서는 아기 물개들이 아름다운 모피코트로 만들어지기 위해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진 채로 죽어가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이를 알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내가 키우던 강아지나 고양이도 쉽게 버리는 지금의 시대에서 이 작품은 그런 인간이 반대의 입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이 펫이 된 세상에서 주인공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그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다. 하지만 어느 하나도 쉬운 것은 없으며 탈출을 시도하면서 수 많은 동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5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 이렇게도 충분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그저 놀라운 일이다.
판타스틱 플래닛 줄거리
작품에 등장하는 종족은 크게 행성을 지배하는 거인 종족인 트라그족과 인간의 모습을 한 옴 종족으로 구분된다. 옴 종족은 대부분 야생에서 숨어 살고 있지만 그들 중 일부는 트라그들에게 잡혀 애완동물로서 살아가고 있는데 주인공인 테어는 어린 시절 트라그들의 장난으로 엄마를 잃고 사로잡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를 기르는 주인이 적어도 마음이 착한 어린 트라그족인 티바였다는 점인데 그녀는 테어에게 예쁜 옷을 입히기도 하고 이야기도 들려주는 등 제법 좋은 주인의 역할을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트라그족들은 주기적으로 헤드셋을 사용하여 명상하게 되는데 어느 날 테어는 이 헤드셋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그는 이 헤드셋이야말로 트라그족을 이끄는 지식을 알려주는 매체임을 알게 되고 트라그족들이 모르게 점점 헤드셋을 이용해서 지식을 쌓아간다.
이를 통해 지식을 쌓고 똑똑해진 테어는 헤드셋을 가지고 탈출을 시도하여 성공한다. 그는 곧장 야생 옴들을 만나 그들에게도 지식을 전수하게 되면서 옴들도 이 지식을 습득하면 더 이상 트라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다른 옴들을 설득한다. 이에 옴들은 점점 용기를 얻게 되고 테어를 따라 트라그들에게 반격을 가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행동들을 하게 된다. 하지만 트라그들은 이에 움츠러들기는커녕 오히려 옴들을 소탕해서 없애버리려고 한다. 수많은 옴이 인간의 소탕에 죽음을 맞이하고 테어는 다른 행성으로 가는 로켓을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되고 날아간 다른 행성에서 트라그들의 번식 비밀을 알게 된다.
테어는 트라그들이 더 이상 번식 할 수 없도록 망가트리자 결국 그들은 옴들에게 항복을 선언하며 옴들을 소탕하는 대신 다른 위성에서 살 수 있도록 공존의 길을 열어준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옴들의 행성은 테르라고 불리게 된다.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
인간은 이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보다도 이기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이다. 나와 우리의 소중함을 알지만 동시에 나와 다름을 철저히 배척하는 것도 인간의 한 단면이다.
분명 10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간은 동물이나 식물의 단지 인간의 편의를 위한 재료나 소모품으로 여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로 인해 수많은 자연이 파괴되었고 수많은 동물이 멸종을 맞이했다. 인간이 조금 더 편하게 살기 위해 개발한 기술로 인해 많은 동물이 목숨을 잃어야 했으며 터전을 잃고 멸종위기를 마주해야 했다.
그로 인해 지구의 온난화는 더 심해지고 환경은 급속도로 파괴되어 갔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과 지구상의 생명들에게 쏟아져 내렸다. 어쩌면 우리는 곧 최악의 재난과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인간의 이기심들에 의해 어떠한 결과가 벌어졌는지를 깨닫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인간이 다른 동식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라는 것을 깨닫고 그들의 자손들에게도 이를 알려주기 위해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수많은 나라에서 그런 인식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어쨌거나 조금씩 깨달아 간다는 점에서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펫을 애완동물이라 칭하였다. 애완이란 장난감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즉 가족이나 반려동물이 아닌 말 그대로 장난감을 대하듯이 강아지나 고양이를 대하는 일이 흔했더랬다. 어릴 때 귀여우면 키우다가 병들거나 다 자라면 내다 버리고 새로 작은 아이들을 데려오기도 하고 사회에서 화나는 일에 대한 분풀이를 동물들에게 하기도 했다. 이를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하는 사람까지 있었을 정도이니 얼마나 삐뚤어진 사회인지 심각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보면서 언젠가 인간도 동일한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며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애니메이션으로써 이를 주제로 토론을 해봐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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